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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타고난 걸 어쩌라고 본문

일상

타고난 걸 어쩌라고

달빛사랑 2020. 8. 23. 15:24

 

난 정말 바느질을 잘한다. 초등(국민)학교 저학년 때부터 떨어진 단추나 구멍 난 양말은 내가 달고 기웠다. 다림질도 직접 하다가 바지의 허벅지 부분을 태워 먹기도 했다. 운동화도 직접 빨았고, 방 청소도 직접 했다. 그런 행동에 대해, 어느 시점까지는 방목되던 유년의 당연한 생존방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나는 본래 (그런 게 있다면) ‘그런’ 유전자를 타고난 것이다.

 

조금 전, SBS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를 보고 있었는데, 손님으로 나온 영화배우 곽 모가 말하길, (정확하진 않지만) 바지 단추가 떨어졌는데, 그 단추를 스스로 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 불쌍해 보일 거 같아서 달기를 그만두었다는 것이다. 혼자 사는 사람이 자기 바지에서 떨어진 단추를 스스로 다는 게 왜 초라하고 불쌍한 일인지 알다가도 모르겠군.....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번뜩 떠올랐던 거다. ‘아, 나는 유전자가 그렇지’라는 생각.

 

결벽까지는 아니지만, 깔끔한 걸 좋아한다. 생활도 인간관계도. 하지만 (내 기준에) 지저분한 걸 지저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유전자가 있을 수 있으므로, 그런 유전자를 타고난 분들의 삶의 방식을, 좋아하지 않을뿐 미워하진 않는다. 재수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할 수 없다. 타고난 걸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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