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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자서전 의뢰인을 만나다 본문

일상

자서전 의뢰인을 만나다

달빛사랑 2020. 5. 27. 15:16

 

작년 봄, 자서전을 의뢰했던 전직 고위공무원을 만났다. 작년 여름은 자서전 목차를 만들고 글을 다듬느라 꼬박 책상 앞에서 보내야 했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낸 후 1차 완성본을 만들었고 서너 차례 수정을 마친 원고를 보낸 후 컨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별다른 연락이 없어서 발간 계획을 취소한 건 아닌가 생각했는데, 오늘 연락이 온 것이다. 사실 발간을 하든 안 하든 작업비는 지불하는 것이 원칙이다. 본래는 출판사에서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출판사 사정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지난겨울, 예술회관에서 있었던 월북작가 전시회 때 우연히 만난 의뢰인도 취소가 아니라 잠시 유예한 것이라는 말을 해서 믿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뿐이다. 그분이 연락을 늦게 취한 이유는, 4월 총선 전에 책을 출간하게 되면 주변 사람들(대체로 정치권에 있거나 공직에서 퇴임한 분들)이 정치권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오해할 것 같아서였다고 한다. 게다가 올 초에는 아들 결혼식도 있었다고 한다. 40년 넘게 공직생활을 하다 퇴임했기 때문인지 퇴임 후에도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모종의 정치적 의도로 해석되곤 해서 여간 피곤한 게 아니라고도 말을 했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럴 만도 했다. 아무튼 다시 작업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며 일부러 전화를 걸어와 점심약속을 잡은 걸 보니 올 여름에는 책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피곤한 작업이지만 이미 8할은 완성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좌고우면할 필요가 없는 일이다. 민예총 사무실 건물 1층 ‘연안부두’ 식당에서 생선 주물럭 백반을 먹었다. 그나저나 기호일보 칼럼 마감이 며칠 앞이다. 무엇에 대해 써야 할지 떠오르질 않는다. 걱정이다.


저녁에는 갈매기에 들러 혁재와 만나서 술을 마셨다. 8시 30쯤, 혁재가 애인을 만나러 부평엘 가야 해서 다른 때보다 일찍 술자리를 파하고 일어나려 하는데 때마침 환경운동연합 심 대표와 종주단 이동열 선배가 약간 취한 상태로 들어왔다. 혁재는 먼저 가고 남은 사람들끼리 막걸리 한 잔 더한 후 귀가했다. 심 대표는 나만 보면 자꾸만 자작시를 들이민다. 완성도와는 무관하게 그 열정과 시심이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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