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도 슬픈 수다 본문
애번리의 ‘초록 지붕’에 도착한 앤(Anne)은 매슈와 머릴러 남매가 애초에 입양하려고 했던 아이는 자신과 같은 여자아이가 아니라 농사일을 도울 수 있는 남자아이였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한다. 그리고 이튿날, 맘 약한 매슈와는 달리 ‘사태’를 원상회복 시키려는 의지가 강했던 머릴러는 앤을 데리고 입양을 주선했던 스펜서 부인 집으로 마차를 몰아간다. 자신이 다시 고아원으로 돌아갈 처지가 되었다는 것을 직감한 앤은 무척 상심하지만 예의 그 타고난 긍정의 마음으로 상황을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나는, 이때 마차 위에서 절망감을 억누르며 독백처럼 펼치는 앤의 ‘슬프면서도 예쁜 수다’가 앤(Anne) 시리즈 전편을 통틀어 가장 애틋하면서도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무뚝뚝한 머릴러가 앤에게 연민을 느끼고 이후 모종의 결심을 하게 되는 것도 분명 이 마차 위에서의 대화 때문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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