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노동자의 아들 본문
노동운동 중 발병한 암으로 죽은 영창악기 해고노동자의 조시를 쓴 적 있다. 오래 전 일이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그의 아들이 최근 군에서 제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현대제철 노동자로 취업이 되었다. 현장노동자지만 대기업에 취직이 되었다고 본인은 물론 주변에서 좋아했다. 아버지는 대공장 노조의 간부로서 선도적인 투쟁을 하다 병을 얻어 죽었는데.... 삶은 참 아이러니컬 하다. 어찌되었든 24살의 젊은이는 '좋은 직장'에 취직도 했고 명절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아버지와 연(緣)이 있는 사람들을 불러 저녁을 대접하겠다며 연락을 해왔다. 소년은 이제 청년이 되었지만 그의 아버지가 바꾸고자 했던 노동현실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걱정이다. 노동현장에서 아버지가 본 것을 소년도 보게 될까 봐. 그때 소년은 아버지와 같은 태도를 취할까 어떨까.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란 말에 새삼스레 공감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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