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잘해보자 7월! 본문
이육사 시인은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라고 노래한 바 있는데, 내 고장 인천의 7월은 찜통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계절일 뿐이다. 도시의 정원이지만 어느 이름 모를 주택의 담장 안에는 육사가 보았던 청포도보다 더욱 싱싱한 포도가 영글어가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겠지만……. 7월의 첫날, 올 여름도 그리 만만찮을 거라는 통첩처럼 햇볕은 뜨거웠다.
잡지 편집회의 때문에 민예총 사무실을 찾았다. 사실 편집회의에서 내가 하는 역할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난 내가 맡은 꼭지만 해결하면 되는 것이다) 회의 결과를 메일로 받아 봐도 무방하겠지만 구월동에 나오게 되는 이유는, 열심히 사는 후배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듣)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후배들(뿐만 아니라 주변 지인들)에게 이것저것 받기만 하고 있어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
주점 갈매기에 들러 사장님의 “민어 값이 하도 비싸서 우리 집에서 먹는 마지막 민어가 될지도 몰라”라는 생색이 8할인 너스레를 들으며 ‘갈매기에서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민어’를 맛있게 먹었다. 이번에도 진현이의 부담이 컸을 것이다. 원래 성정이 남들 잘 챙기는 걸로 유명하지만, 후배들은 그렇다하더라도 선배까지 챙겨야 하는 팔자라니 마음이 짠하다. 좀 뻔뻔하지만 맛있게 잘 먹어주는 걸로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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