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하루 종일 비 내리다 본문
아침부터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그룹 '다섯 손가락'의 노래 중에 "비 오는 수요일엔 (애인에게) 빨간 장미를"이란 노래가 있지만 나는 애인이 없기 때문에 장미를 살 필요는 없었다. 그저 습관처럼 빗소리를 들으며 술 한 잔 하고 싶었을 뿐인데, 고맙고도 희한하게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고등학교 동창들이 때마침 전화를 걸어와 장하게 비가 내린 우(雨)요일에 당연한 의식처럼 술 한 잔 할 수 있었다. 친구들과 헤어져 갈매기에 들러 광석이와 혁재를 만나 소주 한 병을 더 마셨다. 작은 우산을 갖고 나간 탓에 거리를 걸을 때 옷소매가 빗물에 흠뻑 젖었지만 오랜만에 만난 비다운 비였기에 개의치 않았다. 많은 비가 내렸는데도 미세먼지 경고 어플은 ‘나쁨’이란 알람을 계속 울려댔다. 젖은 거리보다 조금 덜 취한 상태였지만 지하철 막차 시간이 임박해 후배들보다 먼저 일어나 귀가를 했다. 그런대로 비에 대한 예의는 갖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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