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그렇다 나는 시인이다 본문
요 며칠 ‘진영’이라든가 ‘특정파벌’ 등등의 용어가 무척이나 나를 괴롭혔다. 이게 만약 자격지심 때문이라면 나 역시 여전히 진영논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의 반증이라 하겠다. 그래서 마음이 무겁고 아득하다. 소위 그 ‘진영’ 밖에서 나는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왔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문화예술환경이란 나 같은 시인은 성명서나 격문이 아닌, 감동적인 시를 쓰고, 여타의 예술가들 역시 저마다의 예술현장에서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자유롭고 즐겁게 창작에 매진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다. 이 단순해 보이는 소망은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상에 가깝다.
현실은 생각보다 아름답지 않으므로 때로 예술가들은 시대의 아픔을 고발하고, 그것의 발본을 위해서 싸움도 해야 하고, 또 때로는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건강하게 상상하고 그것의 선취를 위해 새로운 미적 가치들을 고민하는 전위가 되기도 해야 한다. 늘 이상적인 가능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어쩌면 예술이 발산하는 매력은 사이렌의 노래처럼 아름답지만 치명적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소망하고, 내가 선택한 내 삶의 마지막 정체성은 시인이다. ‘시적(詩的)’이란 말의 외연이 만만하지 않지만 나는 시적으로 살다가 시적으로 삶을 마감하고 싶다. 사소한 소망조차 아득한 이상이 되곤 하는 이 눈물 나는 현실에서도 나의 소망은 여전히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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