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머피의 법칙인가 본문
머피의 법칙인가. 하필 컨디션이 최악일 때 세 가지 약속이 동시에 잡혔다. 점심에는 재단 대표이사 직무대행, 그리고 선배 김 교수, 후배 박과 함께 신포동 일식집에서 식사 모임을 가졌다. 감기 기운이 있는데도 선배가 권하는 술잔을 거부하지 못했다. 원래 낮술의 유혹은 무척이나 달콤하고 집요하지 않던가. 식사를 마치고 강의가 있어 김 교수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고 나머지 세 명은 박의 사무실에 들러 커피를 마셨다.
5시에는 민예총 이사회에 참석해야 해서 구월동으로 넘어왔다. 특별한 사안이 없어 일찍 끝날 줄 알았는데, 회의 말미에 장 선배가 조직의 미래가 걸린 심각한 사안을 하나 안건으로 올렸고 아니나 다를까 난상토론이 이루어졌다. 결국 회의는 예상보다 1시간이 더 걸려서 끝이 났다. 6시쯤에 이권 선배를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는데.... 점심 약속을 위해 집을 나설 때쯤 오랜만에 권이 형이 영종도에서 나와 손 시인과 더불어 술을 마실 예정이라며 연락을 해온 것이다. 오늘은 정말 쉬고 싶었는데..... 하지만 살다보면 내가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일이 있고 하고 싶지만 하지 말아야 하는 일도 있는 법이다. 오늘 같은 만남들은 전자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컨디션이 허락하지 않아 생각보다 많은 술을 마시지는 않았다. 쉬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했으니 나는 또 내 몸에게 빚 하나를 보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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