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내가 뭐랬어 할 거라고 그랬잖아 본문
최은영의 소설 ‘쇼코의 미소’를 보다 잠시 책을 덮었다. 공감을 넘어 너무 현실적인 상황과 묘사 때문에 감정이 격해졌기 때문이다. 시인과 소설가는 호흡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장르가 더 우수한 것인가를 논의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나 시인이 감수성에 의존해서도 한 편의 완결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면 소설가는 감수성 플러스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가 전제되어야만 하나의 작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시인보다는 소설가가 훨씬 부지런해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은 든다. 뭐 이러한 생각조차도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오늘 사진작가 류 모 선배를 만나서 자서전 작업에 대한 깊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후 결국 그 일을 하겠다고 승낙했다. 류 선배 입장에서는 이 일을 엎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고 내가 마지막 카드였던 셈인데, 내가 장고 끝에 그 일을 하겠다고 말을 하자 무척 기뻐했다. 나는 목돈이 필요했고 류 선배는 프로젝트의 지속이 절박했던 것인데 다행히 우리 두 사람의 이해가 맞아 떨어졌던 것이다. 브리핑을 받고 보니 일은 생각보다 어려울 것 같지는 않았다. 다만 시간과의 싸움인데, 하루에 A4 용지 30장 분량의 원고를 소화해야 하는 것은 만만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내 입장에서는 일의 난이(難易)와 경중을 따질 겨를이 아니다.
다음 주부터는 술 마실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한 달 정도, 집중력 훈련을 하는 셈치고 자서전 사업에 올인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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