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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추억여행, 인천근대사진전(시립박물관) 본문

일상

추억여행, 인천근대사진전(시립박물관)

달빛사랑 2018. 8. 14. 23:30

아트플랫폼에서 서은미 선생을 만나 세무(해초)와 아이스티, 원고료를 받았다. 고료를 염두에 두고 전시회 서문을 써드린 것은 아니지만, 내 처지가 처지인지라 물색없이 건네주신 봉투를 덥석 받았다. 글쟁이들은 글 자체가 노동이라고 생각하면 원고료 수수는 응당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 동안 꾸려왔던 서 선생과 나의 관계가 의뢰인과 글 노동자 사이처럼 건조한 인간관계가 아니었던 까닭에 약간은 미안하고 민망했던 것이다. “쬐금밖에 못 넣었어요.”하며 환하게 웃으시는 서 선생의 얼굴을 보며 멋쩍게 웃었던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요즘 이것저것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느라 정신이 없을 텐데도 섬세하게 나를 배려해주는 그 마음이 무척 고마웠다. 게다가 사실 저도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이 무엇인가가 정확하게 정리되지 않아 고민이었는데, 문 선생님의 글을 보면서 뭔가 확실하게 정리된 느낌이에요.”라고 말해줘서 더욱 기뻤다. 좋은 사람과 의미 있는 작업을 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앞으로도 서 선생이 뭔가를 의뢰해 오면 기꺼운 마음으로 해줄 생각이다.

 

아트플랫폼에서 나와 서 선생님과 약속이 되어 있던 문화재단 박 사무처장님과 서 선생의 친구 한 분 그리고 나까지 네 명이서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재단 근처 콩국수집에서 콩국수를 먹었는데 직접 반죽해서 만든 면이라서 그런지 식감이 예사롭지 않았다. 정성이 들어가면 뭔가 달라도 다른 법이다. 점심 식사 시간이라서 그런지 허름해 보이는 식당 안은 금세 손님으로 가득 찼다. 식사를 마치고 바로 옆에 있는, 친구 효옥이 내외가 하고 있는 갤러리 카페 지오를 찾아서 커피를 마셨다. 단아하고 예쁜 내 친구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반갑게 맞아주었다.

 

카페를 나와서 서 선생과 친구분은 다른 일 때문에 가고 나와 박 사무처장은 재단으로 가서 축제문화팀 공 팀장님과 태 대리 그리고 직원 한 명을 차에 태워 시립박물관으로 향했다. 두 시에 개막하는 2018년도 특별전 <자료로 본 인천의 근현대>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시립박물관과 화도진도서관 그리고 재단의 인천역사문화센터가 합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화도진도서관의 개관 30주년을 맞이하여 그간 도서관에서 수집해 온 인천 관련 자료를 시민들에게 소개하기 위하여 기획된 전시회였다. 2000향토-개항문화자료관을 주제로 하는 특화도서관으로 지정된 화도진도서관은 인천의 근현대 기록물들을 지속적으로 수집해 오고 있었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인천의 근현대 자료 수집의 중요성과 앞으로 이 자료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공유해야 할지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어 갔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한다. 다른 사진들도 다 재밌고 신기했지만 무엇보다 내가 다니던 제물포고등학교가 들어서기 이전의 학교 터 모습이 가장 인상 깊었다. 사진 속 건물들 중 현재가지 존재하는 건물들이 몇 개가 눈에 띈 것도 신선했다.

 



집에 돌아와 쉬고 있을 때 갈매기 종우 형이 전화를 했다. 감기 기운도 있고 피곤했지만 오랜만에 귀현이 형이 갈매기에 들른다고 해서 형을 볼 겸 나갔다. 하얀 모시 한복을 입고 부채를 들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참으로 멋있었다. 나도 한복을 입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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