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오마주 투 인천아리랑 공연 본문
서너 달에 걸쳐 준비해 온 ‘인천아리랑가요제’가 드디어 끝났다. 인천의 옛 노래 재조명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일제 강점기부터 최근까지 인천을 소재로 한 옛 노래들을 살펴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젊은 뮤지션들이 새롭게 ‘인천의 노래’를 창작해서 발표하는 행사였다. 인천시에서 제안하고 인천민예총이 그 제안을 받아들여 진행한 사업인데,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오늘 발표한 젊은 뮤지션들의 노래들은 무척 완성도가 높았다. 공연을 관람한 시 관계자들은 물론 객석의 관계들 모두 흡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종류의 사업과 공연은 일회성으로 끝날 게 아니라 앞으로 지속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시민들로 하여금 인천에 대한 애향심은 물론 자부심을 갖도록 확대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인해 참석 인원이 적을까 봐 무척 걱정했는데, 그래도 민망하지 않을 정도로 관객들이 찾아주어 무척 다행이었다.
사실 노래에는 그 노래가 불리던 당시의 시대상황이 반영되어 있는 법이다. 따라서 해당 시기의 노래를 고구하다보면 당시 민중들의 고뇌와 시대의 현실을 고스란히 추체험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노래는 멜로디가 있는 역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권위주의 시절에는 국가권력에 의해 노래가 통제되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노래들이 건전가요라는 이름으로 유포되었던 것이다. 민중들에게 노래는 신명의 발산 통로이자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저항의 매개였다. 노래를 빼앗기면 모든 것을 빼앗긴 것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을 것이다. 이러한 노래의 역사를 역 추적하는 것은 따라서 이곳을 살아온 민중들의 삶의 궤적을 살펴보는 것임과 동시에 당대의 시대상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작업인 것이다. 문화 성시 인천을 강조하는 시 입장에서는 노래의 감염력을 새삼 인정한 것이고, 인천민예총 입장에서는 민중과 시대정서를 재구성해 보는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양자의 필요성이 부합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시비 지원을 받아서 사업을 진행했다는 것은 시민의 세금으로 사업을 했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민들의 소중한 세금으로 진행한 사업의 결과를 다시 시민에게 돌려주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오늘 부족한 점이 없지 않지만, 10곡의 인천 노래를 조심스럽게 인천시민들 앞에 내놓았는데, 다행스럽게도 그 결과가 만족스러운 것 같아 뿌듯하다. 모쪼록 이번에 만들어 발표한 노래들이 인천 시민들에 의해 많이 불리고 감상되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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