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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그 어둠이 그립다 본문

일상

그 어둠이 그립다

달빛사랑 2017. 10. 20. 17:11

그 어둠이 그립다

신포동 블루스

 

스무 살 시절, 선배들의 은성(殷盛)했던 술자리 말석에 앉아 정물처럼 겸손하게 취해갈 때면 매번 그 어둠과 대작을 해야 했다 함께 온 바람의 말에 따르면 바다 끝으로부터 마실 나온 어둠은 완만한 월미산 능선을 넘어와 북성포구 횟집에서 소주 몇 잔 들이켜고 인천역 화장실에 들러 볼일을 보고 차이나타운에 올라 고량주를 한 잔 더 걸친 후 느린 걸음으로 터벅터벅 신포동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는 것이었는데 선술집 백항아리에서 낮술을 마시던 우리 일행은 신포시장 복판에서 취한 어둠과 종종 마주쳤다 그때마다 일행들은 취기로 비틀대는 어둠을 부축하여 근처 미미집으로 2차를 가곤 했다 동행한 바람은 문밖에 남겨 두고 어둠과 얽혀서 함께 취해 가던 그때, 취할수록 짙어지던 어둠 속에서 어둠도 우리도 끝내 돌아가는 길을 잊었던가, 잃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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