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백범 김구 관련 사업 준비에 매진한 하루 본문
하루 종일 인천시가 의뢰한 ‘백범 김구와 인천 프로젝트’ 관련 업무를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일단 이번 주말에 진행하는 답사 준비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기로 했다. 기실 백범이 인천에서 머문 기간은 길진 않지만 분명하고도 강한 삶의 흔적을 남겼다. 1896년 일본군사 간첩을 때려죽인 ‘치하포 사건’으로 2년간 옥살이를 한 것도 인천이다. 그리고 ‘백범일지’에 의하면 김구 선생은 1898년 3월 9일 인천감리서 감옥을 탈옥한다. 당시 김구 선생은 인천의 지리를 잘 모르는 상태였지만 용동 마루턱, 천주교당 뾰족집, 화개동 마루턱, 북성고지 모래밭, 부평 등의 지명을 통해 자신의 탈옥 경로를 남겼다. 이러한 백범의 탈출 경로를 답사해 봄으로써 당시 백범이 느꼈던 비분강개와 인간적인 고뇌를 추체험해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다만 주최 측만의 행사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당일 참석자를 많이 조직해야 한다. 요즘 같이 행사가 많은 계절에 고리타분한 답사에 시민들이 과연 얼마나 참석할지 그게 걱정인 것이다. 그래도 나 개인에게는 이번 기회에 막연하게 알고 있던 김구의 진정한 모습에 근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요즘처럼 친일파가 득세하는 세상에 김구가 남긴 애국지사로서의 삶을 되돌아보는 것은 특히 더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모든 일정이 무탈하게 정리되길 바랄 뿐이다.
요즘 시퍼렇게 날선 욕망들이 서로 부딪쳐 애매한 희생자를 양산하고 있다. 국제정세가 그렇고, 국내 정세가 그렇고 또한 인천의 문화예술판 상황도 그렇다. 빗나간 욕망은 자신은 물론 상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다. 키보드 워리어(keyboard warrior)들의 공격은 전방위적으로 집요하다. 문화예술판에도 권력투쟁은 존재하는 법이다. 더 많은 기득권을 선취하기 위한 이기적 욕망들의 부딪침이 아니라, 오랜 실천 속에서 확보된, 자신이 옳다고 믿고 있는 문화와 예술에 대한 입장을 기치로 지리멸렬과 종파이기주의적 예술의 흐름과 벌이는 투쟁은 언제나 필요하다고 나는 믿는다. 도전해 오면 언제나 응전해 줄 용의가 있다. 지난 시기 패퇴한 기억을 되짚어내며 울먹울먹 하는 건 보기에도 좋지 않고 정신 건강에도 해롭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으로 버라이어티한 세상이구나 (0) | 2017.09.06 |
---|---|
마광수 교수님 이제는 편히 쉬세요 (0) | 2017.09.05 |
북한 핵실험 유감 (0) | 2017.09.03 |
하루 종일 어머니와 도란도란 (0) | 2017.09.02 |
문화건달 전성시대 (0) | 2017.09.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