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그래, 많이 뜯고 씹어온 거 나도 안다 본문
앞니로 끊고 송곳니로 뚫고 어금니로 갈며 많이 뜯고 씹었다. 그간 내 이에 뜯기고 씹힌 숱한 것들의 후예가 최근 나에게 복수를 해오고 있다. 아주 치명적인 것은 아니고 지저분한 공격을 하고 있는 셈인데, 가라앉은 내 잇몸과 이와 이 사이의 틈새에 스스로 널브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식사 후 양치를 통해 이내 정리되긴 하지만 쉽사리 뜯기고 씹히던 이것들이 어느 순간 질기게 저항한다. 가끔 나는 이것들을 씹고 뜯는 것을 포기하기도 한다. 세월은 분명 이것들의 편이다. 도구를 사용하는 ‘호모 파베르’로서 나는 결코 굴복하고 싶진 않지만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도 한계가 있는 것이니 장기적인 싸움에서는 이것들이 승리할 거라는 건 분명한 일이다. 호모 사피엔스의 우울한 잡생각 속에서 흐린 주말 오후가 속절없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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