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오늘은 정말이지 쉬고 싶었어 본문
본격적인 휴가철이 도래했기 때문에 거리에는 승용차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사무실에 나갈까하다가 그냥 집에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엑스맨 : 아포칼립스>, <정글북> 등 두 편의 영화를 봤다. 날씨는 흐렸지만 습도가 높아 불쾌지수가 여간 높은 아니었다. 어머니와 나는 찜통 속에서 훈제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다 결국 에어컨을 틀었다. 전기세를 절약하기 위해 에어컨을 자제하는 건 아니다. 워낙 더위를 타고 땀이 많은 내 몸이 자꾸만 에어컨에 길들여질까 봐 그것이 걱정이 되어 자제하는 것뿐이다. 확실히 에어컨을 켜면 등줄기를 적시는 땀이 금방 마르고 실내의 공기는 쾌적해 진다. 하지만 하루 24시간 에어컨이 있는 곳에서 생활할 수는 없는 일, 더위에 내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에어컨 없이 찜통더위를 견뎌야 한다. 확실히 더위에 대한 괴로움을 이전보다는 덜 느끼는 것도 같다. 그냥 느낌일지도 모르겠지만.
오후에는 김장커플(김병균, 장구보)과 구월동에서 만났다. 정말 나오기 싫었지만 김장커플을 본지도 오래된 데다 무엇보다 운동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운동하는 곳이 사무실 근처라서 휴일에는 운동을 보통 쉬는 편이었는데, 김장을 만나러 구월동에 나간 김에 센터에 들러 운동을 했다. 운동은 늘 ‘탁월한 선택’이다. 약간 늦게 약속장소에 나갔더니 혁재와 김장커플, 셋이서 어울리지 않게(?) 민어회를 먹고 있었다. ‘웬 민어?’ 어찌되었든 사람도 반갑고 안주도 반가웠다. 늘 가는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보면 자주 익숙한 지인들을 만나게 되는데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다. 조구 형님이 혼자 오셔서 술을 마셨고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후에는 후배 장은준과 미용사 원숙이 그리고 그녀와 연애 중인 희극적으로 생긴 그녀의 남자 친구 세 명이 술집을 찾았다. 원숙이는 늘 그렇지만 마치 모델처럼 야시시한 옷차림이었고 그녀의 남자친구는 자그마한 체격에 유원지 남방을 입고 있었다. 만난 지는 삼 개월밖에 안 됐는데 겨울쯤에 결혼식을 올린다고 했다. 속도전도 아니고, 다소 황당했지만 그들의 사생활을 내가 왈가왈부 할 필요는 없는 일이니까.
김장커플과 혁재 그리고 나 넷이서 갈매기를 나와 근처 맥줏집에서 2차를 했다. 그러다 김장커플은 먼저 귀가하고 나와 오혁재가 예술회관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나올 때, 원숙커플과 함께 있다가 ‘떨어져 나온’ 장은준이 연락을 해 와 셋이서 다시 갈매기로 고고씽. 30분쯤 앉아 있다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멤버들의 이합집산이 예사롭지 않은 날이다. 재밌다. 이제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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