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마치 한 마리 벌레처럼 본문
아침 일찍 장지로 향하는 영구차 앞에서 사촌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귀가를 시작했다. 빈소를 나오자 취기가 몰려왔다. 폭염과 습도 높은 대기에 내 몸은 어쩔 줄 몰라 했다. 길 가는 사람에게 가장 가까운 전철역을 물어 간신히 인천 방향의 전철을 탔다. 예상대로라면 한 시간 정도면 집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었다. 탈진 직전의 몸이 객차 안의 에어컨 바람 때문에 기력을 조금은 차렸다. 돌아와 긴긴 잠을 잤다. 빈소에서 돌아와 간단히 샤워를 하고 그대로 매트리스 위에 쓰러진 것 같은데 일어나 보니 밖은 밤이었다. 잠자리에 누운 채 눈만 몇 번 껌뻑이다 이내 다시 잠들곤 했다. 밖에서는 굵고 완강한 빗줄기가 지나가고 있었다. 이모가 남긴 지상에서의 기억들을 지우려는 듯 비는 집요하게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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