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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타박보다는 격려가 힘이 될 때가 있지요 본문

일상

타박보다는 격려가 힘이 될 때가 있지요

달빛사랑 2017. 7. 4. 18:45

한 시간 가량 운동을 하고 사무실에 들렀을 때 문이 열리지 않아 수강생 한 명이 복도 계단에 앉아 있었습니다. 일찍 나와서 자료도 나눠주고 에어컨도 켜놓아야 할 실무자들이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겁니다. 물론 수강생이 강좌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긴 했지만 그래도 강좌를 개설한 주체들은 30분 정도는 일찍 나와서 수강생들을 맞아야 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자신들에게 분담된 일들을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하나부터 열까지 일들이 자꾸 어긋나게 마련인 법인데, 그렇다면 그건 책임감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게 아닌지 의심스러웠습니다. 비 오듯 흐르는 땀을 닦으며 자료를 나눠주고 프로젝션을 연결하고 에어컨을 켜고 컴퓨터를 연결하고 나니까 그때서야 이 친구들이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강좌시간 10시를 넘지는 않았습니다. 그들이 만약 수강생이었다면 정확한 시간에 도착한 것이겠지요. 그러나 위에서도 말했지만 그들은 강좌를 준비한 주체들입니다. 나는 몇 마디 싫은 소리를 해주려다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으로 오히려 내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아마도 무언의 메시지를 읽어냈을 거라 생각합니다. 날도 더운데 서로 스트레스 받으며 일을 하게 된다면 그들이나 나나 좋을 게 뭐가 있겠습니까. 나중에 강좌가 끝나고 점심까지 마친 후 미소까지 지으며 넌지시 말을 해주었습니다. “더운 여름밤 잠을 설쳐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들겠지만 일주일에 한 번이니까 힘들더라도 일찍 나와서 준비를 해보자. 오케이?” 다행히 후배들은 모두 알아듣는 눈치였습니다. 물론 교육이다, 회의다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고 게다가 예술가들은 대체로 야행성들이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새벽부터 일터로 가는 노동자들과 피곤한 눈을 비비며 학교로 향하는 학생들을 본다면 우리가 9시 출근에 대해 투정할 계제는 아니지 않겠느냐는 말도 해주었습니다. 연대활동은 늘 어렵고 힘든 일이지요. 타박보다는 격려가 가끔은 상대의 변화를 훨씬 효과적으로 견인해 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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