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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추억 속으로 띄우는 편지(영화, "Letters To Juliet, 2010") 본문

일상

추억 속으로 띄우는 편지(영화, "Letters To Juliet, 2010")

달빛사랑 2013. 7. 10. 20:28

 



 스토리라인의 상투성을 탓하는 것은 적어도 이 영화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감독 역시 그것을 몰랐을 리가 없었을 테니까. 로맨틱 드라마의 정석을 밟은 이 영화의 진정한 미덕은 스토리가 아니라 바로 이탈리아 베로나의 아름다운 풍광이 아닐까? 아무리 감정이 메마른 사람이라도 도저히 사랑하지 않고는 못 견디게 할 그 로맨틱한 풍광과,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을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만났을 때 이미 게임은 끝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운명을 믿는 주인공 소피는 바로 첫사랑의 애틋함을 끝끝내 간직하고자 하는 우리 모두의 전형(典型)인 셈이다.


 추억은 윤색된 기억일 뿐이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 한들, 어긋난 사랑이 다시 이루어지리란 보장은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누구나 다시 한 번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이라는 가정을 하며 스스로 위안하고 위안 받는다. 현실이 팍팍할수록 과거로부터의 손짓이 더욱 집요하게 이루어지겠지. 현재 별 볼일 없이 살아가는 존재일지라도 과거 속에서는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 얼마나 매력적인가. 그것은 실현될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 매력적인 것일 게다. 본디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 훨씬 아름답고 절실하게 윤색되는 법이니까. 간만에 눈이 시원한 영화였다. 소피 역을 맡은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상큼함과 클레어 역을 맡은 바네사 레드그레이브의 관록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영화였다. 50년 만에 만나는 클레어와 첫사랑 로렌조가 만나는 장면에 나오는 다음 대사를 보면서 살짝 눈물이 나기도 했다. 대사 자체는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진부한 내용이지만, 영화를 시종일관 보게 된다면 아마도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하기사 사랑을 얘기하는 데 시간이 무슨 대수랴. 

 

클레어: “Sorry, I'm late...”

로렌조: “When we are speaking about love, it's never too l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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