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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비 내리는 오후 본문

일상

비 내리는 오후

달빛사랑 2013. 7. 7. 10:00

 

 '달빛정원'에 비가 내려요. 밖으로 나서지는 못하고 문 앞에 앉아, 도우미 아주머니께서 물기를 닦고 수건을 깔아 준 '사랑의 의자'에 정물처럼 앉아 장하게 내리는 비를 봅니다. 사위다가 거세지다가를 반복하는 장맛비 속에서 마음도 함께 널을 뜁니다. 집채 만한 병원 간판 밑에선 까치가 울고 나의 정원을 지키던 여린 나무들은 각자가 지닌 목숨의 무게만한 진폭으로 흔들리고 까불며 비를 맞고 있습니다. 이제 머잖아 내가 아는 마을에선 하나둘씩 평화로운 점등이 시작되겠죠? 그때 나는, 누군가를 기다리며 홀로 식탁에 앉아 이루어진 적 없어 더욱 절실한, 긴긴 기도를 드리고 있을, 그리운 그 사람의 그리움이 되어 비처럼 바람처럼 흐를 것입니다. 비는 오다가 그치고 그쳤다 다시 오기를 반복하다가 지금은 보슬보슬, 자꾸만 말을 거는 보슬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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