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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화가 친구 한윤기를 만나다... 본문

일상

화가 친구 한윤기를 만나다...

달빛사랑 2012. 5. 2. 23:30

 

한윤기 作, '가을 노래'

 

 부평의 막걸리집 '백운동'에서 성악하는 후배 오흥수와 내 술 멤버 장은준, 양승수와 만나서 담소를 나누기로 한 자리. 때마침 부평 미술인회 이사회를 마친 화가 승희 선배와 유쾌한 성격의 소유자 한윤기씨가 동석을 했다. 한 화백과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그는 어린 시절부터 그 또래의 아이들이 겪어보지 못한 고생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틱 장애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젊은 시절엔 장애로 인한 사람들의 눈초리가 부담스러워 죽음을 생각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그가 지금처럼 밝은 모습과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지닐 수 있게 된 계기는 바로 인도 여행이었다고 한다. 죽은 시체 옆에서 며칠 간 지내보기도 하고, 화장하는 과정을 몇날 며칠 망연히 앉아 바라보고 있노라니까 문득 깨달음이 오더라는 것이다. 한 사람의 영혼을 이렇듯 완전히 달라지게 하는 묘한 기운과 영성을 지닌 인도가 새삼 신비스럽게 다가오기도 했지만, 그가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다시금 삶의 의지를 회복하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을 생각하자 문득 눈물이 났다. 나는 그를 많이 만나 본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의 작품과 예술에 대한 진정성은 무조건 신뢰하기로 했다. 실재로 그의 그림은 상당히 깊이가 있어, 보고 있노라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잠시도 쉬지 않고 썰렁한 농담을 해대는 그의 모습을 사람들은 종종 시답잖은 표정으로 무시하지만, 승희 누나로부터 전해들은 그의 전사(前史)를 오버랩하면 그것은 결코 밉지 않은 다변(多辯)이고, 썰렁함이다. 앞으로 나는 그와 그의 그림에 열렬한 팬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시련과 생의 존재 의미에 대한 궁구(窮究)의 경험이 없는 예술가와 예술 작품을 나는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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