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새벽, 비...내리네... 본문
秋風唯苦吟 (추풍유고음)
世路少知音 (세로소지음)
窓外三更雨 (창외삼경우)
燈前萬里心 (등전만리심)
가을 바람에 괴로이 (시를) 읊조리지만,
세상에 (나를) 알아 주는 이 없네.
창 밖엔 밤 깊도록 비만 내리는데,
등불 앞에 마음은 만리 밖을 내닫네
-최치원, '추야우중(秋夜雨中)'
시적 화자에게는 시를 짓는 일도 괴로운 일이었지만,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것이 못내 섭섭했던 모양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밤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고
'등불 앞에 마음은 만 리 밖을 내닫는다'라고 읊조리고 있는 것이겠지.
짧은 5언 절구의 시지만... 시적 화자의 서정이
비 내리는 가을밤의 서경과 조화를 이루어 시상은 한껏 고조되어 있다.
즉, 탁월한 능력을 가졌지만 난세를 만나
마음껏 뜻을 펼치지 못한 지식인의 고뇌가 가슴 짠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 지식인의 탁월한 능력을 수용하지 못하는 강퍅한 세상과
자신의 탁월한 경륜을 인정받지 못하는 개인 중
누가 혹은 어느 것이 더 큰 불행 앞에 놓인 경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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