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쉽게 번 돈은 쉽게 나간다니까 (6-27-금, 구름) 본문
아침 운동할 때, 문득 이것저것 뭉텅이로 빠져나가는 CMS 출금 명세서를 확인하다가 잠시 마음 독하게 먹고 그간 밀린 심사비와 교정비를 달라고 신문사와 출판사에 문자를 보냈다. 당연히 받을 걸 달라는 문자인데도 발송 버튼을 누를 때는 심장이 콩닥거렸다. 다행히 담당자로부터 이내 그러겠다는 답장이 왔다. 다소 맘이 편해졌다. 하지만, 이전에도 그렇게 하겠다는 답장은 있었다. 실행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날이 흐렸다. 흐린 하늘처럼 내 마음도 어제부터 종일 흐렸다. 지난주 올랐던 주가는 어제오늘 이틀 동안 모두 빠졌다. 그야말로 허무한 일주일이다. 어느 정도 이윤을 얻었을 때 매도했어야 했는데, 매도 시점을 놓치고 그냥 놔뒀더니 손실금이 다시 마이너스 천만 원이 되었다. (솔직히 더 오를 줄 알았다. 결국 욕심으로 인해 매도 시점을 놓친 거다) 그냥 놔두면 언젠가는 다시 올라가겠지만, 천만 원을 잃고 그것을 회복하는 데 꼬박 3년이 걸렸다. 다시 또 3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인가. 우울하다.
물론 네이버와 카카오처럼 큰 회사가 3년 사이에 망할 일은 없을 테니,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다 보면 반드시 손해를 회복하고 이윤을 얻을 수 있겠지만, (그건 분명한 사실이다. 우량주 주주들의 인내심은 반드시 보상을 받는다. 다만 그 기다림의 시간이 길 뿐이다) 문제는 그 기다리는 시간이 무척이나 지루하고 길다는 것이다. 아무튼 주식을 오래 하면 심장병 걸릴 거 같다. 당분간 주식 추세도 확인하지 않을 생각이다. 장기 투자를 생각하며 잊고 지내야겠다. 하지만 당장 우울한 건 어쩔 수 없다. 흑흑!
출근해서 재계약을 위한 서류를 정리했다. 뭔 놈의 제출 서류가 이다지도 많은 건지. 그래도 이번에는 청에서 보낸 5년간의 경력 때문에 서류가 많이 줄었다. 처음 입사할 때는 내가 활동했던 모든 단체에 연락해서 경력 증명서를 받아야 했다. 직인을 받기 위해 사무실에 들르고 사람을 만나고...... 한여름에 고생깨나 했는데, 하지만 60대 중반에도 일할 수 있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일할 수만 있다면 웬만한 귀찮음은 문제 되지 않는다. 사무실을 찾아다니고 사람 만나는 일 정도에 귀찮음을 느낀다면 그는 일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5년 간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이 주가가 천만 원 오른 것보다 훨씬 고맙고 신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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