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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돌이킬 수 없는 발걸음 (07-08-토, 구름 많은 날) 본문

일상

돌이킬 수 없는 발걸음 (07-08-토, 구름 많은 날)

달빛사랑 2023. 7. 8. 20:27

 

오늘은 아침에 센터에 들렀다. 집을 나설 때 날이 잔뜩 흐려 있어 우산을 챙겨 나왔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다. 예보에 의하면 날만 흐릴 뿐 오늘은 비가 없다고 했다. 제길! 하지만 내일부터 다시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내린다고 하는데, 이번 장맛비는 양도 많고 우기가 길 거라고 한다. 어쩌면 중복 어름까지 갈 수도 있다고..... 앗싸! 장맛비 속에서 초, 중복을 보낸다면 여름 다 보낸 거 아닌가. 말복 전에 또 비가 올 수도 있는 거고. 몇 해 전 여름처럼 장마가 끝나니 여름도 끝났으면 좋겠다. 장마의 특성상 종일 비만 내리지는 않겠지. 간간이 볕도 나올 테니 그때마다 부지런히 정서의 광합성을 하면 될 것이고. 아무튼 내일 아침 비를 만날 수 있다는 말이지? 일단 예보를 믿어 보겠어.❚ 

 

예순이 넘었으니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걸음을 걷고 있는 것이겠지? 내가 한 모든 선택을 책임지면서 지금껏 걸어왔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면 될 일 아니겠어? 이제 와서 지난 선택을 후회한들 무슨 소용 있겠어. 몸 이곳저곳의 통증조차 다독거리며 함께 살아야 할 거야. 피할 수 없다면 화나게는 하지 말아야겠지.  수년 전부터 내 몸을 빠져나가기 시작한 신체일부도 다시 불러들일 수도 없잖아. 빠져버린 어금니가 다시 날 리는 만무하고 빠져버린 머리카락이 돌아올 리도 없잖아. 자꾸 젊고 화려했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건 마음만 더 아프게 하는 거야. 현실을 인정하자고. 여생이란 어쩌면 즐겁고 맛있고 재미나는 일을 만드는 게 아니라 고통이나 외로움과 동행하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란 생각이 들어. 돌이킬 수 없는 발걸음은 고착된 비극이거나 운명적인 슬픔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을 심지 굳게 밀고 나가는 뚝심일 수도 있는 거지. 시인의 삶은 나에게 돌이킬 수 없는 발걸음이고 남은 생애 속에서 나를 기쁘게 할 유력한 힘일 거라고 나는 믿어.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다시 말해 내 발걸음이 향하는 곳을 의심할 때가 아니라 발에 힘이 빠질 것을 걱정할 때야. 그냥, 이렇게 가던 길을 가면 되는 거지.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오늘도 내일도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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