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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부고와 조문 (02-15-수, 맑음) 본문

일상

부고와 조문 (02-15-수, 맑음)

달빛사랑 2023. 2. 15. 14:54

 

❚오전에 후배 이현식 문화재단 정책협력실장의 부친 부고(訃告)를 받았다. 빈소는 인천의료원. 부고에 의하면 오늘 오전 10시 장례식장에 입실했는데,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바로 내일이 발인이었다. 그렇다면 언제 가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우수홍 선배가 전화를 걸어와 장례식장 앞에서 1시에 만나 함께 올라가기로 약속을 잡았다. 

 

점심은 비서실장과 나, 건강체육과 정현기 장학사 등 셋이서 추어탕을 먹었다. 늘 가던 추어탕집 말고 오늘은 청사 뒤편 ‘남원추어탕’에서 먹었는데, 이곳도 맛이 괜찮았다. 특히 서비스로 나온 미꾸라지 튀김이 별미였다. 정오가 지나면서 날씨도 다소 포근해졌다.

 

식당에서 나오자마자 조의금 챙겨서 의료원으로 향했다. 12시 55분쯤 장례식장에 도착, 수홍 형은 1시 5분쯤 주차장 쪽에서 걸어 나왔다. 3층 빈소에 올라갔을 때, 문화재단 직원들과 후배 동혁, 진오, 그리고 경인일보 기자 이모와 김 모가 식사하고 있었다. 고교 후배 광희도 아내와 함께 빈소를 찾았다. 영정 앞에서는 식구들끼리 제사 의식을 치르고 있어 도착한 지 20여 분 후에야 비로소 조문했다. 재단 직원들과 동혁, 진오 등 후배들은 먼저 가고 나와 수홍 형은 현식의 처 정금과 대화를 나누며 좀 더 머물렀다. 2시 조금 넘어 부평문화재단 강영구 본부장이 빈소를 방문했고, 나오는 길에는 인천문화재단 이종구 대표이사를 만났다. 수홍 형이 자기 차로 교육청까지 데려다주었다.

 

❚현식의 선친은 돌아가시기 전날까지도 특별한 징후가 없었다고 한다. 어제 오후 오수(午睡) 중에 그대로 운명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문득 외롭게 혼자 가신 엄마가 생각났다. 물론 고생하지 않고 주무시듯 홀연히 가셨으니 호상 아니냐며 위로 아닌 위로를 보낸 사람들이 많았지만, 절명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인간으로서 어찌 회한이나 나름의 고통이 없었겠는가. 산 사람들의 입 보시일 뿐이다. 현식 내외도 무척 감동스럽다는 표정으로 선친의 '편안한' 죽음을 강조했지만, 그러한 발언 이면에는 자식의 도리(道理)에 어긋남이 없었음을 강변하려고 하는, 일종의 면책 욕망이 반영되었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남은 사람들의 면책 욕망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아무튼 맹추위가 지나고 볕 좋은 2월에 주무시듯 영면에 드셨으니 후배 선친은 확실히 복 받은 분이시다. 자손들에게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편안하게 가셨으니 하늘에서도 평안한 삶이 이어지리라 믿는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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