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인천민주화운동센터 자문위원 회의 본문
오전에 민주화운동센터 자문위원 회의 참석했다. 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위원들은 너무 이상적인 제안을 해서 실무자들을 머쓱하게 만든다. 현재 센터의 가용인력이나 재정 규모를 고려하여 사업 제안을 해야 하는데, 이상적인 제안만 하다 보니 말 자체는 그럴듯하나 그것을 현실화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예를 들어 센터의 기획력을 보강하라는 제안만 해도 그렇다. 센터뿐 아니라 시민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는 모든 조직은 기획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기획 능력이 있는 실무자를 확보해야 하는데, 그것은 곧바로 (인력 충원에 따른) 재정문제와 연결된다. 재정은 한정되어 있는데, 인력을 충원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아무 고민 없이 제안하는 것은 무책임해 보인다. 만에 하나, 인력 충원 없이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사고했다면, 그것은 자칫 현재 센터 일을 담당하는 직원들의 능력 부족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 현재 센터에서는 서너 명의 인력이 엄청난 규모의 자료를 수집 정리하고, 교육하고 전시하고, 내부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다. 사실 그들은 자신들의 능력 그 이상의 업무를 소화하는 중인 것이다. 따라서 현재 센터에 필요한 것은 안정적인 사업을 펼쳐나갈 수 있는 기념관 건립이고, 기획 홍보 능력 강화를 위한 인력 충원이며, 이것이 가능할 수 있는 예산 증액이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다. 단계를 생략하고 결과만을 염두에 두는 것은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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