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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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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몇 가지 제안들

달빛사랑 2021. 9. 14. 00:17

오전 내내 민주화운동센터에서 주최한 ‘민주주의-인권 표어 공모’ 출품작들을 살펴봤다. 진부한 것도 많았고 서로 비슷한 것도 많았으며 이미 알려진 표어의 문구만 살짝 바꾼 작품들도 더러 있었다. 다행히 청소년부와 일반부 각각 한 명씩만 선정하면 되는 일이라서 고민을 덜었다. 괜찮은 작품 대여섯 개를 추려놓았다. 내일모레 다른 심의위원들과의 조율을 거쳐 최종 당선작을 선발하게 될 것이다.

 

오후에는 모 문화원으로부터 주민백일장 심사 의뢰가 들어왔다. 매년 해오던 심의라서 흔쾌히 승낙했다. 시민들의 글을 심의하는 건 무척 피곤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한국작가회의 인천지회 사무국장의 전화도 받았다. 최근 인천시로부터 ‘2021년 인천문화상’ 후보 추천을 의뢰받은 모양이었다. 사무국장은 나를 후보로 추천하겠다며 의사를 물어왔다. 순간 난감했다. 내가 문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는 별개로, 인천 문화판에는 이름도 빛도 없이 소명감 하나로 힘들게 활동해 온 수많은 인물이 있다. 상을 받아야 한다면 그들 중에 한 사람이 받아야 할 것이다. 나는 정중히 거절했다. 그러자 사무국장은 “그 상이 의미가 없어 거절하시는 건가요?” 하고 물어왔다. 그런 건 아니었다. 다만 나 스스로 돌아봤을 때, 소소한 희생과 헌신의 이력은 있으나, 그것을 근거로 상을 받을 받기에는 민망했기 때문이다. 내가 알고 있는 후배 중에서 이미 그 상을 받은 사람도 있긴 하다. 하지만 그 친구는 자신의 영역에서 독보적인 활동을 했고, 모든 이가 그것에 이의를 달지 않았다. 아무튼 잠시 혼란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했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그간의 내 활동이 의미 있게 보였다는 증거이니 말이다.

 

재단으로부터 다음 주에 진행할 이우재 이사장과의 인터뷰 사전 질문지를 보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형의 출생과 인천에서의 이력, 사회적 삶으로서의 사회운동가 이력, 최근 고전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학자로서의 이력, 인천과 코로나 현실에 대한 제언 등등의 대분류 아래 15개의 하부 문항을 만들어 보냈다. 진부하지 않은 인터뷰가 되기 위해 많이 생각하며 골라낸 항목이다. 원고지 80매의 분량으로 한 사람의 삶을 꼼꼼하게 정리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우재라는 사람의 삶의 윤곽쯤은 그려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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