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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거친 낭만의 시대를 추억하며 본문

일상

거친 낭만의 시대를 추억하며

달빛사랑 2021. 9. 2. 00:23

 

 

요즘 페이스북을 비롯한 각종 SNS에서는 자신의 리즈 시절 사진 올리기가 유행이다. 본래 현실이 팍팍할수록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더듬어 보거나, 화양연화 시절의 사진을 보며 추억에 젖는 법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은 현실에 대한 염증과 그로 인한 '코로나 블루'의 정서를 풋풋하고 아름다웠던 옛 시절의 사진을 통해 위로받고 싶어 하는 게 틀림없다. 사람들은 대부분 20대 시절의 사진을 올리며 그 시절을 추억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하여 나 역시 유행에 편승하여 위 사진에 그리움 돋을 (여전히 시와 소설을 쓰는 문우들을 포함하여, 지금은 고인이 되고-잠깐 묵념, 교수가 되고, 연구자가 되고, 혁명가가 되고, 노동운동가 되고, 약사가 되고, 교사가 되고, 목사가 되고,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희곡작가와 연극 연출가가 되고, 영화감독이 되고, 방송국 PD가 되고, 환경운동가가 되고, 잡지 편집자가 되고,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 가장 자유로운 존재로 살아가는) 옛 문우들을 그리며 모오스 부호를 띄우듯 (사진 한 장) 올려본다. 85년 겨울, 어울리지 않게 문학회 회장이던 시절이다. 암울한 시대였으나 마음만은 넉넉했다. 거칠었지만 모종의 낭만이 우리를 지배하던 시절이었다. 그립다. 저 당시의 내 가슴속에는 다양한 꿈들이 들끓고 있었다. 꿈과 술로 끼니를 삼고 비애와 비장함으로 심장을 단련하던, 이제는 결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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