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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평화로운 평화'를 느낄 수 있었으면 본문

일상

'평화로운 평화'를 느낄 수 있었으면

달빛사랑 2021. 9. 4. 00:24

 

어제 2021인천평화축제가 개막되었는데, 요 며칠 바빠서 가지 못하다가 오늘은 수고하는 후배들의 얼굴도 볼 겸해서 인천아트플랫폼에 들렀다. 공연은 2시부터 30분 단위로 대여섯 개가 진행됐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관객 없이 공연해야만 했고, 공연 실황만 유튜브로 생중계되었다. 구독자 중 몇 명이나 이 공연 실황을 시청했을지 의문이 들었다. 관객 없이 공연하는 예술가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쓸쓸해 보였다. 물론 이런 공연조차 끊어졌던 몇몇 예술가는 이렇게라도 관객들을 만날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다며 진실인지 치레인지 모를 인사를 하며 환하게 웃었다. 게다가 다른 축제도 아니고 ‘평화축제’에서 자신들을 불러주어 더욱 기뻤다고도 했다. 그 말은 확실히 촬영하던 스텝들이나 행사 주최 측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해주었다. 4개의 공연을 관람하고 후배들을 격려한 후, 종주단 이동렬 선배 차편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돌아오는 내내, 아니 공연장에서 공연을 보는 내내 의문이 들었던 사실 하나, 오늘 공연은 그 자체로 하나하나 모두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평화축제와의 관련성은 도무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물론 견강부회하면 터럭만큼의 관련성을 못 찾을 것도 아니지만, 재즈 가스와 익숙한 풍물, 익숙한 인형극 등등 평화축제가 아닌 자리에서도 만날 수 있거나 늘 만나왔던 콘텐츠를 반복하는 건 왠지 행사를 위한 행사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앞서 말했듯이 비대면 시대에 예술가들과 관객들(온라인 시청자 포함)을 만날 수 있게 해준 건 매우 의미 있는 일이지만, 뭔가 해당 행사만의 인상적인 프로그램이 없었다는 느낌은 쉽게 지울 수 없다. 행사를 준비한 후배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번 행사(내가 관람한 공연에 한정한다면)는 감동이 없었다. 코로나라는 가공할 장애물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것을 핑계로 아이디어의 빈곤(이건 곧바로 노력의 부족으로 치환된다)을 합리화하면 안 된다. 아쉽다. 하지만 이렇게나마(?) 행사를 띄워 낸 후배들의 수고로움에는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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