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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4월의 역설 본문

일상

4월의 역설

달빛사랑 2021. 4. 19. 00:09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정을 뒤섞으며,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차라리 겨울은 우리를 따뜻하게 했었다.

망각의 눈[雪]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球根)으로 가냘픈 생명을 키웠으니.

| 엘리엇(T. S. Eliot), ‘황무지’ 중에서

 

 

시인은 4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표현했습니다. 4월은 만물이 소생하는 희망과 재생의 계절이지만, 작고 연약한 씨앗이 겨울의 단단한 땅을 밟고 밖으로 나와야 한다는 점에서 보면 ‘잔인하고 힘든’ 계절이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저는 이 구절을 정신적 메마름, 믿음의 상실, 재생(再生)이 거부된 죽음을 의미하는 ‘황무지’ 위에, 희망의 씨앗을 싹트게 하려면 껍질을 뚫고 나오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역설로 읽습니다.

한국 현대사에서도 4월은 잔인한 달입니다. 4.3, 4.19, 4.16 등 애꿎은 희생들이 많았던 달이니까요. 하지만 그들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 되살아나 ‘저주’의 계절을 ‘희망’과 ‘재생’의 계절로 뒤바꿔놓았습니다. 잔인한 시간을 의지로 낙관하며 희망의 계절로 만들어 내는 것, 코로나 시대인 현재, 우리가 감당해야만 하는 과제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붉은 진달래꽃이 생각나는 바로 그날,  4월 19일입니다. 

 

월요일이지만 갈매기에 가지 않았다. 
집에서 해야 할 일도 있긴 했지만
술이 당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술이 당기질 않다니....
확실히 나의 음주 패턴에 변화가 찾아왔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현재로서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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