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바이러스보다 더욱 위험한 '그들' 본문

어제는 광복절, 특별히 국가에 불타는 애정이 있는 건 아니지만, 36년 동안 다른 민족의 압제 아래 신음하던 내 아버지 어머니 세대가 해방을 맞은 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역사적 사건이란 생각에는 변함없다. 그리고 해방 이후 일제 잔재를 완전히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후 펼쳐진 한국 현대사는 굴절에 굴절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으며, 오늘날 보게 되는 현실 정치의 난맥과 후진성 또한 상당 부분 그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런데…… 어제 극우세력들이 광화문 인근에서 진행한 불법집회를 보면서 나는 또 한 번 기함했다. 바이러스 감염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집회를 연 무개념도 그렇거니와 그들의 손에 일장기와 성조기가 들려있었다는 것은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다른 날도 아니고 광복절에 일장기라니…… 그리고 집회를 연 또 한 명의 주체인 전 모 목사는 보석 기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불법집회에 참석하여 여론을 호도하고, 그가 사역하고 있는 교회에서는 방역 기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도 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예배를 강행한 결과 불과 며칠 사이에 200명에 가까운 감염자를 발생시켰다. 심지어는 자신의 교회는 바이러스 테러를 당했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며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전 씨를 다시 감옥에 보내야 한다는 청와대 청원에 단 몇 시간 만에 수만 명이 동의를 눌렀을까. 앞서 말한 개념 없는 극우세력과 전 씨와 같이, 목회자의 탈을 쓰고 혹세무민하고 있는 이 사악한 종교인들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바이러스이자 공해가 아닐 수 없다. 공권력은 이런 쓰레기를 구축하는 데에 쓰라고 있는 것 아닌가. 물론 종교 사상의 자유는 조건 없이 허용되어야 하지만 이들은 공동체의 건강한 삶에 위해를 가하는 공공의 적일 뿐이다. 우리는 이들의 발호를 보면서 대한민국이 무제한의 자유가 허용되는 민주주의 국가라는 사실을 역으로 확인하고 있는 셈이다. 실정을 거듭하고 있는 정부 여당은 이들의 황당한 행동 때문에 반사적인 면죄부를 받고 있어 은근히 이들의 뻘짓을 용인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라도 이들에 대한 제재는 시급하다. 이들을 발본색원하는 구체적 실천을 통해 나는 정부 여당의 국민에 대한 애정과 실책 극복 의지를 확인하려 한다. 정부가 못한다면 국민이 직접 나서서 이 쓰레기들을 반드시 처리할 테지만, 그때는 정부 여당에 대한 신뢰도 아울러 실추될 것이라는 건 불문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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