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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핼리 혜성도 보고 사랑빚도 갚고 본문

일상

핼리 혜성도 보고 사랑빚도 갚고

달빛사랑 2020. 4. 23. 20:00

 

 

오늘 문득 칼 세이건의 아름다운 저서 『코스모스』를 다시 들춰보다가 든 생각인데…… 가끔 술자리에서 지인들과 자신의 기대수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개중에는 간혹 인간사에 대해 무척 초연한 듯한 포즈를 취하거나 허무주의적인 포즈를 취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하나같이 “오래 살고 싶지 않아”라거나 “수명에 미련 없어”라고 말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들이 잠깐 존경스럽고 많이 의아해 보인다. 왜냐하면 나는 가능한 한 오래살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그래도 핼리혜성은 보고 죽어야지요.”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웃으며 말을 하는데, 76년마다 나타나는 핼리혜성이 지난 1986년에 지구를 스쳐갔으니 다시 보려면 2062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42년 후, 그러니까 내 나이 백 살쯤에나 볼 수 있다는 것인데, 지금의 생활습관이나 환경 등을 고려할 때 그것은 불가능에 (더) 가까운 일이기 때문에 지인들도 ‘욕심도 많지’하는 표정으로 피식 웃고 만다.

 

하지만 ‘살고 싶다는 것’과 ‘실제 살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바람이란 어차피 이룰 수 있는 것만 꿈꾸는 것은 아닐 테니까. 지인들은 “도대체 무얼 하려고 그렇게 오래 살겠다는 거지요?”라고 묻는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무척 답답하다. 하고 싶은 일이 어디 한둘이어야 말이지. ‘무얼 하려고’라니…… 일단 나는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기만 했을 뿐 그 사랑을 두루 나누질 못했다. 다양한 형태의 그 사랑 빚을 갚아야 하는 것도 남은 삶의 숙제 중 하나다. 숙제할 시간이 촉박한 것보다는 여유로운 게 좋은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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