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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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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금요일

달빛사랑 2020. 4. 24. 20:01

천체물리학과 지구과학을 공부하다 보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 우리 말로 우주라 불리는 코스모스는 너무 거대하여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길이 단위(이를테면 미터나 마일과 같은)로는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다. 대신 빛의 속도를 이용하여 거리를 잰다. 빛은 1초에 30만㎞를 간다. 지구 둘레의 7배 반의 거리다. 태양에서 발원한 빛은 8분이면 도착한다. 그러므로 태양은 지구에서 8광분(光分) 만큼 떨어져 있다. 빛은 1년에 10조㎞를 가는데, 과학자들은 이 거리를 하나의 단위로 삼아 1광년(光年)이라고 부른다. 인간의 시간 감각으로는 도무지 헤아릴 수 없는 ‘광년’은, 따라서 시간을 재는 단위라기보다는 엄청나게 먼 거리를 재는 단위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은하는 가스와 먼지와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 수십억 개에 이르는 별들이 모여서 은하를 이룬다. 이 은하 안에는 별들이 있고 세계가 있고 아마도 각종 생명이 번성한 자연계가 있고 지능을 소유한 고등 생물의 집단이 있으며 우주여행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고도의 문명사회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조개껍데기나 산호 조각처럼 코스모스라는 바에서 자연이 영겁의 세월에 걸쳐 조탁하여 만들어 낸 예술품이다.”
“우주에는 은하가 대략 1000억 개 있고 각각의 은하에는 저마다 평균 1000억 개의 별이 있다. 모든 은하를 다 합치면 별의 수는 10의 22제곱 개나 된다. 게다가 은하에는 적어도 별의 개수만큼의 행성들이 있을 것이다. 이토록 어마어마한 수의 별들 중에서 생명이 사는 행성을 아주 평범한 별인 우리의 태양만이 거느릴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코스모스의 어느 한구석에 숨은 듯이 박혀 있는 우리에게만 어찌 그런 행운이 찾아올 수 있었을까? 우리의 특별한 행운을 생각하는 것보다 우주가 생명으로 그득그득 넘쳐난다고 생각하는 편이 훨씬 더 그럴듯하다.”―칼 세이건,『코스모스』,(사이언스북스), 39~41쪽

우주는 어떻게 처음 생성된 것이고 그 우주의 설계자는 누구일까. 나는 죽으면 어디로 가는 것일까. 다시 우주의 분자로 환원되는 것인가? 그렇다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우주의 구성 성분으로 살아남는 것인가? 내 육체는 분자가 되어 우주를 형성하는 하나의 성분으로 돌아간다고 하자. 그렇다면 내 영혼은 어디로 가는 것인가? 그냥 소멸하는 것인가. 아니면 어딘가를 떠돌다가 분자결합과 진화의 과정을 거친 또 다른 생명체를 숙주로 삼아 다시 태어나는 것인가? 우주의 설계자는 현재의 지구인들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광활한 우주 속에서 한 점 티끌일 뿐인 인간들의 안하무인이 가소롭다기보다는 안쓰럽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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