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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갈매기 문 닫은 날 본문

일상

갈매기 문 닫은 날

달빛사랑 2020. 3. 9. 23:30

갈매기 문 닫은 날, 조구 형과 혁재와 나, ‘인천집에 모여서 막걸리 마셨어요. 오랜만에 월요일 멤버들이 초저녁에 모인 거지요. 물론 나는 기분이 좋았지만 조구 형은 단골집이 아니라서 시종일관 낯설어 했습니다. 늘 마시던 주종이 없는 것도 그렇거니와 형이 사람 많은 곳이나 낯선 곳을 힘들어한다는 걸 깜빡했습니다. 시종일관 죄 지은 사람처럼 송구스런 마음이 가시질 않았어요. 게다가 감기 기운이 있으신지 컨디션도 별로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안주가 남았지만 서둘러 옆집으로 2차를 가게 된 것도 불편한 자리로부터 형을 빨리 벗어나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근처 ()은 형이 자주 가는 곳이라서 그런지 편안해 보여서 다행이었습니다. 안주의 종류가 그리 많지 않아도, 맛이 있건 없건 간에 단골 술집이 문을 닫으니 여간 불편하고 당혹스러운 게 아니더군요. 갈매기와의 관계의 깊이가 그리 만만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 날이었습니다. 주력(酒歷)이 한두 해가 아닌데, 단골 술집이 문 닫았다고 이렇듯 황망한 정신적 아노미를 경험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니까요. 갈매기는 여느 술집과는 확실히 다른 그곳만의 공간적 의미를 가진 게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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