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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주름이 늘었다 본문

일상

주름이 늘었다

달빛사랑 2019. 12. 18. 22:00

주름이 늘었다. 살면서 자주 당신은 동안(童顏)이군요.”라는 말을 들었다. 좋을 때도 있었고 싫을 때도 있었지만 대체로 좋을 때가 많았다. 40이 넘으면 얼굴을 책임져야 한다는 말도 있고, 얼굴에는 그 사람의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법이라는 말도 있다. 그 말을 하는 사람들마다 다소 의미의 편차(라기보다는 의도의 편차)가 있지만 결코 절대적일 수 없는 그 말을 나도 가끔 수긍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은 그 말을 별로 수긍하지 않는다. 내 얼굴에 내 삶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도 아닐뿐더러 설사 드러났다 해도 그것을 책임지고 싶은 마음이 나는 없다. 누구에게 무엇을 책임지라는 말인가. 물론 요즘은 아이처럼 철딱서니 없게 살아왔다라는 의미에서의 동안 소리조차 듣는 경우가 드물다. 몸매도 균형을 잃었고 8자 주름도 짙어졌다. 자연스럽게 늙어가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별로 개의치 않는다. 다만 이가 부실해 져서 좋아하던 음식 중 서너 개를 포기해야 하는 일 만큼은 서글프다. 거울 안에 나와 다른 누군가가 살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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