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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오십 대(代) 본문

일상

오십 대(代)

달빛사랑 2018. 10. 23. 04:37

오십 대()

 

손바닥을 쥐었다 펼 때마다 세상의 표정은 달라보였다 말아 쥔 손바닥 안에선 적의와 호의가 구별되지 않았다 쓸쓸함은 자주 신발 잃은 아이의 얼굴로 손금 사이에 누워 있었다 쉽게 들켰지만 개의치 않았다 손을 펼 때마다 시든 채소 같은 자존이 늘어져 내렸다 세상의 모든 모멸을 설명할 수 있었지만 어떤 모멸들은 피할 수 없었다 내 몫이라 생각해 온 과거의 시간조차 다양한 얼굴로 분절되어 있었다 어느 것이 내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터무니없는 부고와 조금 빠른 청첩들은 두서없이 도착했다 어금니들은 스스로 몸 밖으로 걸어 나오고 돋보기를 걸치고도 낯익은 문장에게 버림받기 일쑤였다 한 동안 가을과 겨울 두 개의 계절만 반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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