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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오랜만에 친구와 후배를 만나다 본문

일상

오랜만에 친구와 후배를 만나다

달빛사랑 2018. 9. 8. 23:30

어제는 오랜만에 고교동창 선수와 후배 상훈이를 만났다. 선수는 머잖아 아들을 결혼시킬 예정이라고 했다. 나 역시 그래야 할 텐데, 해놓은 게 없으니 막막하고 아들에게 미안하다. 물론 공무원 시험에 합격을 해놓은 상태라서 제 앞가림은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자식의 몫이고 부모가 담당해야 하는 몫은 엄연한 것이다. 아버지가 내게 해준 게 뭐가 있냐며 심한 소리를 했던 내 어린 시절이 문득 떠오른다. 그때 아버지의 심정은 어땠을까. 수십 년이 지나서 나 또한 아이에게 같은 소리를 들어야 할 처지라는 게 서글프다. 물론 성정이 착한 아들은 내게 그런 말을 하지는 않겠지만 묘한 기시감이 자꾸 생겨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상훈이는 다행히 후배가 하는 무역회사의 감사 자격으로 사무실 출근을 하는 모양이었는데 하는 일마다 풀리지 않아 생계가 막막했던 상훈이의 처지를 생각하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표정도 많이 밝아진 것 같아 보기 좋았다. 무척이나 명민하고 재주가 뛰어난 친구라서 늘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 이야기를 듣고 다소 마음이 편해졌다. 상훈이 역시 동병을 앓고 있는 나에 대해 상련(相憐)의 마음을 비쳤는데 나는 어머니와 아들에 대한 미안함과는 별개로 희한하게 내 처지에 대한 특별한 걱정을 하지 않는다. 여전히 나는 여호와 이레를 믿고 있다. 늘 절박한 결정적인 순간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예비해 두셨기 때문이다.

 

아무튼 상훈이도 올 들어 처음 보는 것이고 선수 역시 누군가의 빈소에서 아주 오래전에 만난 이후 한동안 못 봐왔던 터라 무척 반가운 자리였다. 친구들이 있어 잊지 않고 불러주고 손수 내가 사는 곳까지 방문해 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모쪼록 내가 알고 나를 아는 지인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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