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힘내요 엄마-기적을 바라며(4) 본문
어머니 입원5일 차
어머니는 여전히 자가 호흡을 못하신다. 안정제를 맞고 잠에 드셨다고는 하지만 의식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몇 가지 반응을 보인다고는 하지만, 5일 내내 잠만 자고 있으니 살아 있는 것이라고 할 수가 없다. 의사는 늘 하는 말만 되풀이한다. "당분간 지켜보자." 당분간 지켜볼 거 같으면 그 많은 치료비를 지불하고 뭐 하러 병원에 입원 시키겠는가.
손에 일이 잡히지를 않는다. 어머니의 의식은 지금쯤 어디를 헤매고 계시는 걸까. 다시금 우리를 만나기 위해 되돌아 오는 길을 잃지나 않으셨을까. 빈집에 들어가기가 겁이 난다. 주여, 평생을 당신에게 의지하며 헌신을 해왔던 영혼입니다. 가엽게 여기소서.
오늘은 수현이와 어머니를 보러 갔다. 평소에 사랑했던 손자가 방문해 손을 잡아준다면 정신이 돌아올까 기대했으나 어머니는 눈을 뜨고 있었지만 우리를 알아보지 못했다. 수현이는 침상에 머리를 기댄 채 "할머니, 왜 이러고 있어. 빨리 일어나" 하며 하염없이 울었다. 나도 아들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
면회를 마치고 갈매기의 꿈 이종우 선배 부친의 빈소가 있는 인천의료원을 방문했다. 돌아오는 길, 제발 망자들의 네트워크가 울 엄마 계신 길병원 중환자실까지 가동되질 않길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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