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출판사에서 시집 pdf 파일을 보내왔다 본문
출판사에서 시집 원고를 pdf 파일로 정리해서 보냈다. 막상 출판이 예정된 원고를 받아보니 마음이 복잡해졌다. 출판사에 원고를 보낼 때까지는 내 작품에 대해 자신만만했는데, 출판이 임박해지자 자꾸만 부끄러운 마음과 두려운 마음이 생긴다. 사실 시인들 중에는 첫 시집의 성과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게 문단의 현실이다. 첫 시집에 그만큼 많은 공력을 들였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고, 이후 창작에 게을러지거나 치열함을 상실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첫 시집 한 권 상재하고서는 독자들의 기억에서 멀어진 시인들도 부지기수다. 결코 젊지 않은 나이에 시집을 내는 나 역시도 혹 그런 전철을 밟게 되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다만 나는 늦은 시기에 시집을 내는 만큼 이른 시기에 시집을 낸 후 지리멸렬해 진 시인들보다는 가슴이 아직은 뜨겁다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일 것이다. 뒤늦게 시를 쓰는 즐거움과 마음의 격정을 느끼고 있다고나 할까. 모쪼록 겉멋 든 시인이 아니라 끊임없이 고민하고 사색하며 새로운 것들에 유연한 시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관계와 건강하지 않는 습관부터 떨어버려야 할 텐데, 사실 그것이 만만치가 않은 것이다.
주말 하루 종일 잠만 잤다. 남들이 자는 시간에 나도 자고 남들이 깨는 시간에 나도 깨어났으면 좋겠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그래서 평일 아침에는 늘 피곤하다. 하지만 주말에 잠을 자면 너무도 깊고 안락한 잠을 잔다. 다만 몇 차례 잠을 자고 나면 하루가 금방 다 가버린다는 것이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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