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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모두가 힘들잖아요 본문

일상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모두가 힘들잖아요

달빛사랑 2017. 8. 5. 19:20

아침나절, 누나가 냉동실에 보관 중이던 생과자를 짜증스럽다며 쓰레기통에 버렸어요. 그 모습을 보신 어머니께서 왜 먹는 음식을 버리니?”라고 하셨고 누나는 먹지도 않을 거 뭐 하러 냉장고에 보관해 놔요.”라고 대답을 했지요. 그건 정말 예의가 없는 행동이었어요. 노인들이 음식을 대하는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못한 행동이기도 하고 동시에 그 행동을 할 때의 말투가 무척이나 시비조였던 겁니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암 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누나는 어머니의 마음에 상처를 준 것이에요. 아흔이 다 된 어머니는 보살핌이 필요한 노인이면서 동시에 어머니잖아요. 남에게도 그렇게 대하면 상처가 되었을 텐데, 왜 서로가 더 많이 보듬어 줘야 하는 가족 사이에 상처를 주고받는 행동을 하는 것인지 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속에서 짜증이 울컥 올라왔지만 내가 나서면 다툼이 더 커질까 봐 이제 그만 해요.”라고 말을 했을 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요. 딸들은 나이 들어갈수록 어머니와 친구 같은 사이가 된다고 하던데 우리 집에서는 왜 그런 관계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인지 속상했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예의 없는 태도와 신경질은 비단 오늘만의 일이 아닙니다. 직장 생활을 하는 누나에게도 스트레스는 있겠지요. 하지만 그것을 어머니에 대한 상처주기를 통해 해소하려 하면 안 되는 것이잖아요. 우발적인 것이지 의도를 가진 행동은 아닐 거라고 믿지만 어쨌든 오늘 아침의 일은 너무 속상했어요. 따듯한 위로가 필요한 가족들에게는 정작 사사건건 신경질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주변 사람들에게는 온화하고 신앙심 깊은 권사님으로 대접받는 건 참기 힘든 위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피를 나눈 가족이 오히려 남들보다 더욱 그악스럽고 낯선 모습을 보일 때, 타인들에게 받는 상처보다 몇 배의 상실감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을 가족들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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