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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어머니와 사전투표를 하다 본문

일상

어머니와 사전투표를 하다

달빛사랑 2017. 5. 5. 18:30

오전에 어머니와 함께 사전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주민센터를 다녀왔다. 이번 선거는 법이 바뀌어 신분증만 있으면 실 거주지 상관 없이 아무 곳에서나 투표가 가능해졌다. 그래서 주민등록 상 연수구 주민인 어머니는 나와 함께 남동구에서 투표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집을 나서며 어머니는 "누구에게 투표하면 되는 거냐?"라고 물어오셨다. 나는 "1번 5번 중에 아무나 찍으세요 다만 2번만 절대 찍지 마세요."라고 말을 하려다 "어머님이 찍고 싶으신 대로 찍으세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투표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나는 어머니께 누구를 찍었느냐고 묻지 않았다. 어머니만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신 것이고, 대단한 건 아니라 할지라도 그 권리 행사의 주체로서 작은 비밀 하나를 간직한다는 것은 기분좋은 설렘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식들에게 모든 패를 다 보이는 게 부모겠지만 지지후보 만큼은 어머니만의 귀여운 비밀로 인정해 드리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어머님과 뭔가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대등한 자격으로 모종의 일을 함께 하고 그 과정에서 어머니와 내가 서로 자기 몫의 비밀을 은밀하게 확보하는 것, 얼마나 즐겁고 의미 있는 일인가. 모쪼록 어머니의 소망과 나의 소망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 우리가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었을 때 함께 기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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