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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혁재야, 또 제주도를 갈 거니 본문

일상

혁재야, 또 제주도를 갈 거니

달빛사랑 2017. 4. 7. 16:48

요즘 옷과 가방을 사느라 제법 많은 지출을 했다. 늘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일인데, 이번 달에 원고료가 들어와 큰맘 먹고 실행에 옮긴 것이다. 그래 봐야 봄바바리 두 벌 6만 원에 백팩 4만 원 그리고 와이셔츠 두 장을 산 게 전부이긴 하지만 나에게는 책이나 작업과 관련한 장비, 이를테면 노트북이나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같은 것을 제외하고는 제법 큰 지출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오늘 다시 삼성 커브드모니터27인치형을 주문했다. 23만 원. 30여만 원 원고료를 정말 알뜰하게 썼다. 그나저나 소비와 지출에도 탄력이 붙는 법인가 쇼핑이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남들이 보면 웃을 일이겠지만, 그게 나는 불안하다. 충동구매의 폐해를 나는 큰누나를 통해서 뼈저리게 느낀 바가 있기 때문이다. 설마... 하지만 한 편으로 충동적으로 무언가를 구매할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유치한 생각도 슬며시 든 것도 사실이다. 소유에 대한 집착은 영혼을 잠식한다. 경계할 일이다. 


지난 달 초, 나와 함께 5박6일로 제주도를 다녀온 후배는 오늘 다시 애인과 5박6일 일정으로 제주도로 떠났다. 유채꽃이 활짝 핀 4월의 제주도는 3월 초 나를 맞았던 얼굴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그들을 맞을 것이다. 부럽다. 비행기표까지 사준다며 함께 가자고 했지만 거절했다. 좀 여행에 대한 마음을 아껴두고 싶은 것도 하나 있었고, 주말 제주도에서 후배들과 합류할 경우, 2박3일 동안 맨날 술만 마실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내려간 후배도 그렇지만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는 후배들 또한 대단한 술꾼들이라서 월요일 올라올 때는 거의 초주검이 되어서 돌아올 게 뻔하다. 그래서 사양했다. 아쉽긴 하지만 다시 생각해도 잘한 일이다. 여행에 대해 아껴뒀던 마음을 언제라야 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소망은 그래서 가치있는 게 아닐까. 늘 기다리고 설레고 준비하는 마음 속에서 기대감을 증폭시켜 주는 거니까. 모쪼록 잘 놀다오거라 후배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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