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어머니 우리 영원히 함께 살아요 본문
이번에 살고 있던 집이 계약기간이 다 돼 독립을 생각했지만 어머니와 계속해서 살기로 했다. 어머니께서 평소 말씀해 오셨던 것과는 달리 동생네 집으로 들어가는 걸 원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동생의 말에 의하면 어머니에게는 나와 수현이가 세상의 전부라는 것이다. 그걸 헤아리지 못하다니 정말 부끄러웠다. 누나와 동생은 나보다 훨씬 속이 깊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노인들의 말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내가 어머니를 동생에게 보내고 혼자 독립하려고 한 것은 전적으로 나의 이기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물론 빈집을 홀로 지켜야 하는 어머니의 처지가 마음에 걸린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가족 냄새가 나는 동생네로 들어가시면 덜 적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내 생각이었을 뿐이고 정작 어머니 본인은 불편하고 적적하더라도 홀로 사는 나를 챙기며 사는 것에 마음이 더 갔던 게 분명하다. 눈에 밟히셨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두 배로 불효를 저지른 것이 아닐 수 없다. 챙겨드려야 할 어머니에게 오히려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처지도 그렇거니와 어머니의 그 깊은 속내를 헤아리지 못했으니 말이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앞으로는 어머니의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해야겠다. 동생 말대로 나는 어머니의 모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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