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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配所日記② 본문

일상

配所日記②

달빛사랑 2013. 7. 6. 18:30

 

1.

사람들은 이곳에선 모두 생의 허브를 손목이나 손등에 달고 다닌다. 일정한 시간이 지날 때마다 일정한 량 만큼(만) 주입되는 액화된 생의 욕망들....

2.

마취 gas 같은 밤비가 고양이 걸음으로 내리던 어젯밤, '달빛 정원'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비현실적 모습으로 나를 반겼다. 나는 영화의 주인공처럼 개폼을 잡으며 담배를 피다가....손만 데었다.ㅠㅠ

3.

규칙적인 식사와 약물 때문인지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몸이 가볍다. 건강이란 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도 (어느 정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허기진다. 라면 먹고 싶다.ㅠㅠ

4.

내 앞에 누워있는 최○○(39세) 씨는(엄밀히 말하면 그의 가족들) 병원에 소풍 온 거라 착각하는 모양이다. 냉장고 안 거의 모든 먹거리는 그의 것이다, 이를 테면 빵, 방울토마토, 블루베리, 살구, 샌드위치, 누룽지 차 등등 종류도 다양하다. 내 것이라곤 생수 한 통이 전부인데.... 병실에서도 확실히 빈부 차가 느껴진다. 그는 자신의 막대한 '소유물'을 매개로 간호사들에게 환심을 얻고 있(는 게 분명하)다. 나도 팥빵 하나를 얻어먹긴 했지만(사실 나는 살구가 먹고 싶었는데.. 눈치 없는 인간) 간호사 입에 들어간 것과 비교하면 택도 없다. 그래서 그런가(아니..틀림없다) 간호사들은 그의 주사를 갈아줄 때는 무척이나 상냥한데 나를 대할 때는 표정이 없거나 "식사 시간이나 회진 시간엔 6층에서 내려와 계세요." 하며 타박하기 일쑤다. 내가 매번 그런 것도 아닌데...게다가 내 혈관이 약해 바늘꽂기가 어렵다는, 신체 비하 공격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이건 아마도 혈관을 잘못 찾아내 나의 왼손 팔뚝과 손등에 벌집을 낸 것에 대한 미안스러움의 반어적 표현일 거라고 생각해 주기로 했다. 간호사들은 아직 자신들이 얼마나 명민한 시인의 수발을 들고 있는지 모르고 있으니 말이다. 주여, 용서하소서. 저들의 눈치 없음을, 혹은 너무 냉철한 판단력을!

그런데...사실, 모든 음식을 자기 혼자 (처)먹지 않고 타인(대부분 간호사들이긴 하지만)에게 베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비난할 수 없다는 점이 내 판단의 약한 고리다. 그래..인정, 인정! 그리고 이 친구 노총각이란다. 그러나~ 그건 그거고...아직 냉장고 안에 한 팩의 살구가 남아 있는 걸 확인했다. 그게 오늘 안에 내 입에 들지 않고 다시 또 간호사 언니들의 입 속으로 들어가면..아..넌 정말 호로 자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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