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대공원 호숫가에서 본문
물에 섞이는 물감처럼 시나브로 어둠이 내리는 호숫가에 앉아 저무는 하루의 얼굴을 봅니다. 수면 위로 낮게 나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새의 유려한 비행은 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물들은 조용하지만 은근하게 내 앞으로 몰려오고 바람은 살갑게 살갗을 간지릅니다. 날선 감정을 속수무책으로 무장해제 시키는 이 평화로운 시간들이 과연 온전히 내 몫이어도 되는 걸까 미안한 마음이 들기까지 합니다. 당신은 지금 어느 곳, 어느 시간 속에 계신 건지요. 나는 비록 알 수 없지만, 부디 당신도 고즈넉한 평화 속에 있게 되기를 마음으로 바라고 또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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