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그'를 찾아 가다 본문
간석시장 안 허름한 순대국집에서 그를 만났다.
식사 때가 아니라서 술을 마셨다.
인심 좋은 주인 할머니의 끊이지 않는 서비스에
미처 해가 지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둘이서 세 병의 소주를 마셨다. 자리에서 일어날 때 7시.
파라솔이 있는 치킨집 실외 의자에 앉아
닭 다리를 안주로 소주를 또 마셨다. 분위기도 좋았고
문득 상쾌해진 여름 저녁 바람도 좋았다.
그렇게 둘이서 도합 5병의 소주를 나눠마신 후,
나는 드디어 그를 찾은 이유를 조심스레 털어놓았다.
이야기를 들은 그는 너무도 흔쾌히 내 이야기를 접수했고,
하하하 너털웃음까지 짓는 것이었다.
그러한 그의 태도가 무척이나 고맙고, 너무도 비현실적이어서
나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윽고 조그맣게 따라 웃었다.
장밋빛은 아니라도 인생은 그 자체 아름다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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