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교통카드를 잃어버리다... 본문
교통카드를 잃어버렸다. 요즘 생각이 제 멋대로 널뛰고 있기 때문인가 무언가를 자꾸 잃어버린다. 이전에는 ‘그래, 그것이 나를 떠났다면, 나와 인연이 없었던 거겠지.’하고 쿨하게 넘어가곤 했는데, 이제는 잃어버린 물건들이 못내 아쉽다. 그것이 지닌 경제적 가치 때문만이 아니라 내가 마음 주었던 것들이 앞으로도 계속 나를 떠나버리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그 불안함은 물건뿐만이 아니라 사람의 경우도 그럴 수 있다는 것으로 증폭되고, 그럴 때마다 마음의 갈피를 잡기 어렵다.
그런데... 교통카드를 인터넷에 등록했기 때문에 내가 사용을 못하도록 조치를 취하면 해당 카드는 사용할 수 없을 테지만, 어차피 무기명 카드라서 되찾을 수도 없고, 환금도 안 된다면, 누군가에게 행운이라도 주어야겠다는 마음으로 그냥 놔두기로 했다. 나에게는 인연이 아니었지만, 누군가에게는 기쁨을 주는 새로운 인연으로 거듭나라고 말이다. 내 몫의 인연이 아니었다고 다른 이와의 인연을 막는다는 것은 얼마나 옹졸한 일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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