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내 생애 또 한 번 10월을 보내며... 본문
1.
"오, 10월, 이제 가는 거니?
나도 너의 시간 속에서
열심히 살아왔어. 너도 그거 알고있지?
하여, 아쉬움과 머뭇거림 없이
쿨하게 보내줄게.. 수고했다, 10월, 잘 가라."
이것이 가는 10월을 향한
내 마지막 인삿말이고 싶었는데...
정말 그러고 싶었는데....
2.
심상찮은 기대와 소망 속에 열렸지만,
빈 손 빈 마음의 아쉬움 속에 저무는 10월입니다.
많은 사람을 만났고, 많은 술을 마셨고,
많은 고민을 경주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나태하고 안일하게 지내온 것은 결코 아닌데,
왜 이렇게 자꾸만 아쉬움만 쌓이는 건지...
일찍이 한 시인은 '5월 어느날', '모란이 지고나면 그뿐,
내 한 해가 다 가고' 만 거라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나에게는 '10월이 가면 한 해가 다 간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것은 아마도 10월이, 가을의 한복판,
가장 빛나고 아름다운 시간 속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10월이 가고, 11월이 오면, 가을은 더욱 깊어가겠지요?
하지만, 약해지는 체력, 무뎌지는 기억, 그리고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 문득 쓸쓸해 지네요.
이런 건 아니었는데, 정말 이런 건 아니었는데...
날이 가고, 달이 가는 거야 자연의 이치겠지만,
가는 세월 앞에서 당당할 수 없는 나는 아직도 소인인 모양입니다.
하지만, 한숨과 눈물은 사절하렵니다.
지키지 못한 약속, 이루지 못한 것들은
한숨과 눈물 속에서 폐기될 것이 아니라,
새로 만날 시간 속에서, 다시 치열하게 부딪쳐야 할 과제인 것이고,
나에게 자주 비우호적인, 낯선 현실과의 대치 속에서
내가 끝끝내 쥐고 있어야 할 유력한 '카드'이기 때문입니다.
아쉽고, 쓸쓸하지만, 다시 내 생애 또 한 번의 10월을 보냅니다.
안녕... 10월, 그리고 그 10월의 마지막 밤이여.....!
송창식, '잊읍시다'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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