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죽음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본문
어머님과 함께, 숙부가 누워 계신 병원을 찾았던 동생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형님은 굳이 내려오실 필요없고, 부고가 전달되면 그때 내려와도 될 것 같다'고....
이미 숙부는 이승에 계신 분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호흡기 하나에만 의지한 채 이승과의 마지막 인연을 갈무리하고 있을 숙부님에겐
더 이상 의학적인 '추가 조치(치료)'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한다.
너무도 힘겨워 하는 모습을 봤다면.... 아마도 나는
산소호흡기를 떼어내 드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지도 모른다.
다행히 남겨진 자식들인 7남매는 모두 장성하여 가정을 이루었고,
손자 손녀들도 건강하고 무탈하게 잘 커가고 있다.
'인생의 고달픔'이란 면에서 생각해 봐도 숙부님의 '그것'은
그 연세의 평균치보다 더한 것은 아니었으니... 그리 한많은 인생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죽음은 슬프다. 스스로 선택한 죽음이 아닌 이상,
맥없이 기다리다.. 늙고 병든 모습으로 어느날 문득 맞게 되는 죽음 앞에선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초라할 수밖에 없는 것....
아름다운 죽음이라니... 그건 산 자들의 자위거나.. 허위다.
아름다운 죽음은 없다. 모든 죽음은 슬프다. 결코 아름답지 않다.
먹먹해진 가슴으로 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을 때....
다시 한 유명 연예인의 갑작스런 자살 소식을 접한다.
최진영... 얼마 전 그의 누나 역시 삶의 고통을 견디다 못해 자살을 했는데...
그 역시 죽음을 선택했던 것이다. 그것도.. 자신의 누나와 똑 같은 방식의 죽음을....
한 가족 앞에 불어닥친 이 감당할 수 없는 불행은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인지....
누나가 남겨놓은 두 명의 조카들은 누구를 의지해서 살라고,
또... 2년 사이에 딸과 아들을 동시에 잃어야 했던 그의 모친은 어떻게 살라고....
그녀의 시커멓게 탄 심장의 고통이
전혀 면식이 없는.. 생면부지의 '낯선 사내(나)'에게도 전이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도대체 왜? 왜... 왜란 말인가?
사신(死神)의 집요한 추근댐이란 그리도 가공할 만한 것인지....
아... 2010년의 봄은 어찌 이다지도 모질고 잔인한 것이냐...ㅠ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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