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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나를 닮은 비의 걸음걸이 (7-2-화, 종일 비) 본문

일상

나를 닮은 비의 걸음걸이 (7-2-화, 종일 비)

달빛사랑 2024. 7. 2. 20:20

 

잠에서 깼을 때 비는 이미 내리고 있었다. 많은 꿈을 꾸었는데,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뭔가를 사람들에게 하소연하고 있었다는 어렴풋한 느낌은 든다. 그 하소연은 나를 위한 게 아니라 사람들을 돕기 위한 것이었고, 그런데도 사람들이 내 말을 듣지 않아 무척 답답함을 느끼다 잠에서 깼다. 아마도 답답해서 한숨을 푹푹 쉬고 있을 때쯤 비가 내리기 시작했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없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일어나자마자 혈당을 쟀더니 112, 정상 수치(100)보다 12가 높은 공복혈당장애에 해당하는 수치다. 다만 엊저녁에 채소를 곁들이긴 했지만, 곱빼기 분량의 냉국수를 만들어 먹었기 때문에 혈당 수치가 높을 거라 예상은 했다.❚사실 요 며칠 혈당 수치가 높았다. 당뇨 판정에 해당하는 120은 넘지 않지만, 정상보다는 높게 나오는 수치다. 최근 내 생활이 그리 건강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일단 아이스크림을 끊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어젯밤에도 먹고 싶은 유혹을 참느라 무척 애썼다. 다만 원인이 있는 결과라면 이해할 수 있다. 먹은 게 원인이고 나오는 수치가 결과라면, 몸은 얼마나 솔직한가? 원인을 알면 해결할 수도 있다. 원인 없는 결과가 무서울 뿐이다.❚비는 종일 내렸다. 청사 복도에 줄지어 선 우산들이 인상적이었다. 직원들이 물기를 말리기 위해 우산을 편 채 복도에 내놓은 것이다. 색깔도 가지가지였다. 나는 오늘 일부러 큰 우산을 들고 나왔다. 빗물이 우산에 닿으면 또르르 굴러 내렸다. 신기했다. 우산을 접으면 빗물이 연잎 위의 물방울처럼 혹은 나뭇잎 위의 이슬처럼 동글동글 맺혀 있었다. 그 모양이 보기 좋아 비가 많이 내릴 때는 이 콜프 우산을 자주 이용한다.❚엊저녁, 실내 자전거 위에서 유튜브를 시청하며 운동하고 있었는데, 속보가 떴다. 서울시청 부근에서 큰 교통사고가 나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속보였다.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인 사람들을 향해 승용차가 돌진해 6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다친 사람도 많다고 했는데,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 심정지 상태로 이송된 사람들은 결국 모두 사망했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으나 현장의 목격자들과 뉴스에 나온 전문가는 급발진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사망자가 9명이나 나왔다면 이건 대형 사고다. 사건의 진실은 더 조사해 봐야 알겠지만, 가만히 신호를 기다리다 횡액을 당한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죄란 말인가? 그야말로 대문 밖이 저승이라는 옛사람의 말이 딱 맞는 것이네. 사망자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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