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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어버이날 (5-8-수, 맑음) 본문

일상

어버이날 (5-8-수, 맑음)

달빛사랑 2024. 5. 8. 18:25

 

"당신과 당신의 꽃밭을 생각합니다. 분주한 오후의 해가 때때로 뜨거운 신발을 벗고 한참을 머물며 그림자 장난을 하던 그 꽃밭에, 여리고 목마른 꽃들만 남겨둔 채 엄마꽃 당신은 어디쯤에서 길을 잃고 돌아오지 못하는 것인지요. 언제나 가장 곱고 투명한 시간만 골라내어 내게 주셨던 당신…… 보고 싶습니다."

 

어른이 되고 보니 부모님이란 단어만 떠올려도 가슴이 먹먹하고 뜨거워집니다. 사람마다 부모님에 대한 애정 표현 방식과 감정의 농도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부모님은 무슨 일이 있든 항상 내 편이 되어주시는 고마운 분이십니다.

부모님들은 매 순간 자녀들의 행복을 위해 생활의 신산(辛酸)함과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며 눈물을 감춰오셨을 겁니다. 오늘은 그분들의 은혜를 생각하며 나지막이 “어머니, 아버지!”를 불러봅니다. 지상에 계시든 하늘에 계시든 부모님들은, 자신들을 부르는 자식들의 목소리에 담긴 고마우면서도 죄송한 마음, 절절한 그리움을 모두 헤아리실 거라 믿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어머님, 아버님, 그 크신 은혜, 살면서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어버이날, 기다리는 아들에게서는 연락이 없었습니다. 대신 환경운동연합 심형진 선배의 모친 소천 소식을 페이스북을 통해서 알게 되었어요. 어버이날에 어머님을 여읜 선배의 마음은 또 얼마나 애틋할까요? 쉬는 날이었지만 빈소도 들를 겸해서 점심때쯤 청사에 나왔습니다. 장례식장의 위치나 조의금 보낼 계좌번호도 알 수 없어 부고가 오기를 오후까지 기다렸지만 소식이 없어 결국 다인아트 윤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알아보았습니다. 빈소는 주안역 앞에 있는 사랑병원, 청에서 전철로 세 정거장 거리였습니다.

 

퇴근 후 사랑병원 장례식장을 들렀습니다. 다행히 심 선배는 형제가 많기도 하고, 평소에 지인들의 경조사를 워낙 잘 챙기시던 분이라서 빈소는 북적거렸습니다. 어머님 연세 91세라서 자식들의 표정이나 빈소의 분위기도 그리 가라앉아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부모의 죽음에는 호상이란 없는 법, 평생 자식들을 위해 헌신해 오신 어머님과의 영별은 감수성 예민한 선배에게는 그 애틋함이 남달랐을 겁니다. 비 내리고 바람 부는 궂은 날씨가 계속 이어지다가 어머님 하늘 가시는 날, 이렇듯 볕 좋고 공기 깨끗한 날씨가 펼쳐지다니, 형을 비롯한 자식들은 얼마나 좋았을까. 문득 엄마 생각났습니다. (빈소에서 휴대폰으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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